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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책임의 시대 (feat. 오송 지하차도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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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의 시대다. 사안이 벌어지면 필연적으로 원인을 분석하고 그에 대안 해결방안을 모색하기보다 누가 잘못했는지 누구 때문에 이런일이 벌어졌는지 책임자를 찾고 추궁하기 바쁘다.



오송 지하차도 사건은 임시 제방이 무너져 지하차도를 지나던 차량에 갖힌 사람들이 익사한 사건이다. 임시제방을 메뉴얼보다 낮게 설치한 업체, 통제소의 경고를 무시한 행정기관, 시민의 신고를 흘려들은 112, 119 등 총제척 난국이다.  사고이후 원 장관 옆에서 웃던 국장은 곁가지일 뿐이다.

 

내실을 살펴보면 그럴수 밖에 없었던 다들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다. 통제소의 경고는 지방도는 도청의 소관으로 업무분장에 따라 내 할일이 아니면 내 책임이 아니기에 항변하는 지방직 공무원, 쏟아지는 수해복구 구조 작업에 바쁜 112, 119. 물이 넘치지도 않았는데 우선 다 통제부터 하면 뭐라고 원망하는 민원인들이 가득하다.

 

알고보면 쉽지 않다, 문제가 터지면 책임지는 부서인 안전관리에 아무것도 모르는 쌩 신입을 꽃아두고, 기피부서기에 탈출기회만 엿보고, 순환근무로 전문성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고, 수많은 메뉴얼은 즉시 적합하게 적용하여 문제소재가 없게 하기 바쁘고, 그 업무 뿐만 아니라 다른 업무도 함께해야하고, 수해 때문에 전화오는 수많은 민원인들과 수해가 실제로 발생하여 정신없는 와중에 제방이 미리 터질껄 유의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쉽지 않다. 아마 그 공무원은 법적 조치를 받을 것이다. 또 사람들은 그렇게 잊고 문제가 터지면 또 반복하겠지. 

 

반면에 공무원은 신의성실의 원칙을 다하는 가도 있다. 비상근무하면 보조 배터리 가져오기 바쁘다고 한다. 유튜버, 넷플릭스 본다고, 민원전화는 뺑뺑이 돌리기 바쁘고, 나오라고 해서 나왔는데 빨리 집에 가고 싶고 내 업무소관에서 문제가 안터졌으면 하고, 수당이나 좀 많이 줬으면 좋겠다가 그 심정이다. 쉽지 않은 해결이다.

 

문제는 자유의 위축이다. 사안이 터질때마다 책임 소재를 가리고 처벌로 마무리를 한다. 암만 좋은 메뉴얼을 만들어놔도 실행에 옮기는 사람들이 부실하면, 부실이 쌓일때마다 총체적 난국이 반복된다. 온갖 규제가 함께하는 세상에 누가 열심히 일해서 더 나아가려고 할까, 안전제일 몸보신제일이 최고가 된다. 공무원뿐만 아니라 대기업에 속한 직원도 마찬가지로 변해한다. 나라가 굼뜨게 되는 것이다. 왜, 자유가 위축되고 책임의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나라에서 규제를 풀고 혁신을 이루자 하지만, 쉽지않다 이 나라는. 그건 어렵고 가시밭길이지만 책임소재를 가리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길을 쉬운 길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바뀌어야 나라가 바뀌는데 총체적으로 꼭 찝을 수 없는 이 갑갑한 환경이 사람을 움츠러들게 만든다. 

덧불여, 출처 블라인드

오송 참사가 또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

현재 공조직 상황 설명해줌

1. 안전 관련 부서는 기피부서 1순위임

- 주말 출근, 새벽 출근은 일상인데 초근 수당 시급 만원이라 월급은 300만원이 안됨
- 그렇게 다른 공무원들과 비슷한 월급 받고 몸갈아서 일 잘해야 본전이고 사고나면 감빵임

2. 공무원 2년만 해도 그딴 부서는 안가려고함

- 일 잘해서 평판 좋은 사람들은 당연히 피함
- 운나쁘게 그 부서가도 1년만에 탈출하려고 애씀
- 정안되면 걍 휴직함
- 로테이션이 빠르니 업무를 1년 이상 해본 사람도 많이 없고 인수인계가 잘 안됨

3. 결국 신규 발령자(2년간 전보가 제한됨)가 그자리에 앉게됨

- 누구나 신규시절이 있으니 알겠지만 신규때는 매뉴얼 숙지도 어렵고 매뉴얼이 있어도 실수가 많음
- 주변에 물어볼 사람도 없음. 인원 부족으로 한명이 능력의 한계까지 여러 업무를 맡기 때문에 물어봐도 남의 일은 전혀 모름
- 팀과장도 잘 모름, 팀과장도 안전부서 오고싶어서 온게 아님, 탈출할 생각밖에 없음

4. 결국 일 잘못해서 사고나고 감빵감

- 메뉴얼대로 귀책사유 없이 완벽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바로 감빵임(신규한텐 불가능한일)
- 설령 완벽하게 대응, 예를 들어 도로 차단 했다 해도 만약 차단했는데 무슨일 안생기면 민원 폭탄 들어옴
- 정신병 휴직/ 감빵/ 또는 자살이라는 죽음의 삼지선다 완성

참사가 안날래야 안날수가 없음. 재난 대비는 진짜 전문가한테 맡겨도 어려운건데 대졸 초임한테 맡기는데 이게 어떻게 제대로 돌아갈까?

더군다나 국민 대다수가 공무원은 고졸이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이제 실제로 고졸이 하는 직업이 될텐데 대응이 더 엉망이 될일만 남았음

결론 : 행정은 무너지고 각자도생의 시대가 올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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