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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

손혜원 의원은 현대판 사노비를 거느린 양반인가 예술가를 후원한 르네상스 귀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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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의원은 현대판 사노비를 거느린 양반인가 예술가를 후원한 르네상스 귀족인가?

#1. 월급쟁이 예술인
19일자 조선일보 기사에 따르면
황씨는 " "작품비를 받은 적은 없다"고 했다. "2014년부터 손 대표님과 일했고 적게는 200여만원, 많게는 300여만원 월급을 받고 일했어요. 내 작품 판권은 모두 손 대표님께 있습니다. 계약서 같은 것도 없었고 그냥 주시는 대로 받았습니다." 했다.

우선, 팩트체크
1. 황씨는 손꼽히는 나천칠기 장인이다
2. 황씨가 명장으로 발돋움 한 데는 손 의원의 도움이 컷다. 월급, 공방, 월세 등등
3. 황씨는 월급쟁이였고, 그가 만든 작품에 대한 판권은 손 의원에게 있었다

어색한 느낌을 짚어보자
먼저, 월급쟁이 예술인.
뭔가 맞지 않다. 월급쟁이 예술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이 자동차회사, 제조업 등 대기업에서 직장인으로 종사한다. 이들이 하는 역할은 상업성 추구와 자신의 재능에 걸맞다
나전칠기 장인이 극도의 상업성을 추구하는 직업은 아니다. 그런 직업엔 '장인'이란 말도 붙지 않는다
장인도 상업성을 추구해도 된다. 기사처럼 한 작품에 수억원을 호가하는 것도 수십년간 노력한 대가이기 때문이다. 그런 장인이 자신의 만든 작품에 수억원은 커녕 몇 푼의 돈만 쥐어주는 건 뭔가 공평한 거래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것도 나름 나전칠기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사람 밑에서 일한 처우가 말이다.
물론, 매달 돈이 들어오는 안정적인 직장인이 나쁜건 아니다. 다만, 그게 장인 소리듣는 예술가라면 뭔가 매치가 되지 않는다.
그는 자본가 밑에서 매달 물건을 생산하는 노동자에 불과했던 것이다.

#2. 현대판 사노비를 거느린 양반인가
르네상스 시절 예술가를 후원하는 현대판 귀족인가

과거에는 공노비와 사노비가 있었다. 황씨와 같은 장인들은 관청에 속해서 물건을 만들어내면 공노비였고, 양반 밑에서 일하면 사노비였다. 둘다 먹여주고 재워주고 운좋으면 몇 푼의 돈을 손에 쥐어주기도 했다. 만들어낸 작품들의 소유권은 당연히 그들 것이 아니었다. 예술가라 불리는 사람들은 대다수가 양반들이었다. 풍류를 즐길 줄 안다는 건 적당한 신분과 지위가 있어야 가능했던 시절이다.

르네상스 시대 귀족들은 예술가를 후원한 것으로 유명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렇게 성장했고 유명해졌다. 당시 귀족들은 예술가를 '후원'했다. 후원이라 함은 장인들이 그 창의를 발휘할 수 있도록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뜻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예술가와 다르게 예술이란 배가 부르고 등이 따뜻해야 나온다. 귀족들은 나라가 태평하고 할일이 없어 심심한데 눈요기 거리가 필요했고 허나 자기가 못하니 다빈치같은 예술가를 후원한 것이다. 사노비와 차이는 물건 만들어 내는 노동자로 대했는 지, 예술가로서 작품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는 지 차이가 있다.

손혜원 의원이 황씨를 노동자로 대했는 지 예술가로 대했는 지 알면 양반인지 르네상스 귀족인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손 의원이 현대판 양반이든 귀족이든 특권층이라는 세간의 눈초리는 거두기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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