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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

부유하게 자란 여자 vs 독립심 강한 남자가 만나서 결혼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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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결혼 후에 눈 낮추는게 쉽지 않긴 하죠

저는 부모님 덕분에 많이 누리고 살다가
결혼하고 부족한 제 능력에 맞춰서 현실을 살고 있는 케이스인데요 ㅋㅋㅋㅋ
처음엔 괜히 세상 모든게 다 불안하고 미래가 걱정되고 그랬어요

결혼도 딱 저랑 정반대 케이스인 알뜰살뜰한 부모님 밑에서 경제적인 자립심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이랑 해서
서로 이해도 안되고 가치관 충돌도 굉장히 많았던 것 같아요

결혼할 때 부모님 지원 받는 문제부터 시작해서
결혼 후에 집구하는 거에서 작게는 휴지 하나 사는 것 까지.
부딪치지 않은게 없었던 것 같아요.

결혼 전에 곱게 사랑받고 자란 티가 나는 제가 좋다던 남편은 결혼 후에는 저한테 어쩜 이렇게 세상 물정 모르고 눈이 높냐고 답답해했고 ㅋㅋㅋ
결혼 전에 경제적으로 완전하게 독립한 남편이 든든해보였던 저는 결혼 후에 남편이 어쩜 이렇게 내 마음보다 돈 한두푼에 더 집착하냐고 서운해했어요
싸울 때 남편이 저한테 많이 했던 말은 남들은 다 이렇게 살아! 였고 제가 남편한테 했던 말은 그렇다고 해서 내가 왜 그렇게 살아야 해! 였네요

그런데 그렇게 몇년 살다보니 서로가 서로에게 물드며 딱 현실에 두 발 딛고 사는 느낌이에요
저희 부모님은 감사하게도 물질적이나 정신적으로 조건이나 요구없는 내리사랑을 주시는 분들인데
남편도 저희 부모님께 사랑받고 지원받으며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많이 여유로워졌구요
이젠 저한테도 네가 허영심이 있거나 사치스러운게 아니라 네가 원했던건 너한테 당연한 것들이었을 뿐이란걸 알았다고 얘기해줘요
때로는 가성비 따지지 않는 소비가 얼마나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고 즐겁게 해주는지 알고 저보다 더 통크게 쓸때가 있어요

반면 저는 부모님에게서 정신적으로 독립해서 남편과 둘 만의 가정을 꾸려나가는 것에 굉장한 만족감과 감사함을 느껴요
운이 좋아서 누릴 수 있는 것들과 내가 남편과 함께 성취해나가는 것들이 분리가 되기 시작했어요
예전엔 제가 성취해가는 것이 보잘것없이 느껴졌다면 지금은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고 즐겁구요,
내가 누리던 것을 못누리게 되면 어쩌지라는 불안감 속에서 살았다면 지금은 제가 누리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네요

결론은 현실에 사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똑같은 조건이어도 내가 우리 가정의  출발점을 현실적으로 잡고 현실에서 살아나가다보면
부족한 것을 채워나가는 재미도 분명 크고요, 감사한 일도 훨씬 많아져요!
그래서 다른 분들도 결혼 전이나 신혼 때 제가 그랬던 것처럼 실체없는 막막함에 힘들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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